'자이언트 에그 - 빌리 해처의 대모험(이하 자이언트 에그)'은, '나이츠' 이후로 소닉팀이 제작한 오래간만의 오리지널 액션 게임입니다. 소닉팀에는 '소닉'이라는 강력한 캐릭터 자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닉 시리즈의 후속작이 아닌 완벽한 오리지널 작품을 제작했다는 것에서, 기존의 액션 게임과는 차별화되는 무언가를 보여주겠다는 의욕을 느끼게 하지요.
2. 아침을 위한 대모험
주인공 빌리 해처와 친구들은, 우연히 까마귀에게 습격당하는 병아리를 구해준 것이 계기가 되어 닭들의 세계인 '모닝 랜드'로 가게 됩니다. 밝은 아침의 세계인 모닝 랜드는 어둠을 몰고 오는 까마귀들에 의해 그 빛을 잃어가고 있었으며, 다시 아침을 불러올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닭의 장로들은 까마귀들에게 붙잡혀 황금 달걀 속에 봉인되고 말지요. 달걀을 움직이고 부화시킬 수 있는 '전설의 닭 슈트(...)'를 입고 까마귀들의 손에서 장로를 구해내, 모닝 랜드에 아침을 가져오는 것이 게임의 목표입니다.

이 달걀 속에 들어있는 것이

바로 전설의 닭 슈트

황금 달걀 속에 갇혀 있는

닭의 장로를 구출하여 모닝 랜드에 아침을 불러 오자
이 게임은 소닉 시리즈나 나이츠같은 기존의 소닉팀 게임보다 스토리 데모라던가 대화 이벤트등이 많아진 반면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음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아쉽군요.
3. 밝고 동화적인 그래픽
자이언트 에그의 그래픽은, 게임의 주된 테마인 '아침'에 걸맞게 밝고 화사하며, 동화나 어린이 만화풍의 그림체로 그려진 귀여운 캐릭터들과 어우러져 상쾌한 기분이 듭니다. 게임큐브의 표현력에 걸맞는 넓은 스테이지와, 부드럽게 움직이는 거대한 보스 캐릭터 등도 주목할만 하지요.

상쾌한 느낌의 그래픽

거대 보스도 출현한다
다만,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가끔씩 프레임 레이트(1초당 처리되는 화면 비율)가 떨어지거나 게임이 느려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소닉 어드벤처 DX나 소닉 히어로즈 등의 소닉팀 게임들이 가지고 있는 옥의 티를, 자이언트 에그에서도 그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유감이군요.
4. 경쾌한 테마곡과 평이한 BGM
자이언트 에그의 사운드는 좋다고도 나쁘다고도 할 것 없이 그저 평이합니다. 오프닝과 타이틀 화면에서 흘러 나오는 테마곡 'Chant this Charm'은 경쾌하고 듣기 좋지만(Yukari Fresh라는 일본 여가수의 좀 딱딱한 영어 발음이 약간 걸리기는 합니다), 이 곡 이외에 기억에 남는 BGM 등은 거의 없군요. 특별히 강한 인상을 주는 곡이 부족하다는 것은 단점으로도 지적할 수 있겠습니다.
5. 달걀을 이용한 신감각 액션 게임
'자이언트 에그'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게임의 기반이 되는 것은 달걀을 이용한 다양한 액션입니다. 주인공 빌리 해처보다 더 큰 달걀은 아날로그 스틱을 굴리는 대로 자유롭게 굴러가는데, 마치 어릴때 운동회에서 큰 공 굴리기를 하던 느낌이랄까요? 그냥 굴리는 것 만이 아니라, 이것으로 적들을 깔아뭉개는 공격도 겸할 수 있습니다.
소닉팀의 게임 아니랄까봐, 달걀이 굴러가는 스피드는 꽤나 빠릅니다. 달걀의 스피드를 주체할 수 없게 될 때는 빌리가 달걀에 매달려서 같이 굴러가 버리기도 하지요.

달걀을 굴려서 깔아뭉개 버리자
또한 달걀을 던져서 공격하는 '에그 슛'과, 공중에서 달걀을 아래로 내 던져 공격을 가하는 '에그 덩크'등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커다란 적에게는 달걀을 던져서 공격

호쾌하게 내리찍는 에그 덩크
마치 '나이츠'를 생각나게 하는 공중에 떠있는 링은, 달걀을 끼우는 것으로 링 사이를 연속해서 지나가거나, 반동을 이용해 높이 점프하는 것 등이 가능합니다.

링 사이를 고속으로 빠져나가자
또한 스테이지 내에는 빌리에게 새로운 능력을 부여하는 아이템 '모자'가 있으며, 입수하면 새로운 달걀 액션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모자도 있습니다.

특정한 모자를 쓰면 물 위를 건널 수 있게 된다
물론 달걀이기 때문에 적들의 공격을 너무 많이 받으면 깨져버린다는 점도 잊으면 안되겠죠.

아이고 내 달걀
6. 달걀을 부화시켜라!
달걀을 사용해서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액션은 바로 '부화시키기'입니다(* 주인공 빌리 해처의 성인 '해처(Hatcher)'는 '부화시키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주로 적들을 없애면 얻을 수 있는 음식들을 달걀에게 먹이면 달걀은 점점 커지고, 달걀이 일정 이상으로 커졌을 때 '에그 에코'를 외쳐서 부화시킬 수 있지요. 달걀 속에서는 아이템이나 모자등의 장비품이 나오기도 하지만, 주로 '에그 애니멀'이라 불리는 동물들이 나와서 빌리를 도와주게 됩니다. 에그 애니멀의 종류는 다양하며, 달걀의 무늬로 어떤 에그 애니멀이 나올까를 예측할 수 있지요. 에그 애니멀은 종류에 따라 빌리가 타고 이동할 수 있다던지, 빌리와 함께 움직이며 적들을 공격한다던지 하는 여러 가지 타입이 있습니다.

에그 애니멀 등장!

이 달걀에선 아마도...
7. '닌텐도 스타일' 액션
유저들의 상당수가 저연령층인 게임큐브로만 발매되는 작품이라서인지는 몰라도, 자이언트 에그는 많은 면에서 닌텐도의 게임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에그 애니멀은 마치 '포켓 몬스터'를 생각나게 하고, 장로를 구할때마다 받게 되는 '용기의 엠블렘'은 '수퍼 마리오 64'의 '파워 스타'나, '수퍼 마리오 선샤인'의 '샤인'과도 꽤나 흡사하지요.

이것이 용기의 엠블렘. 어디에서 많이 본 듯?
이런 외형적인 요소 뿐만이 아니라, 기존의 소닉팀 액션 게임들이 주로 '보다 빨리 클리어하는 것'이나 '보다 높은 스코어로 클리어하는 것'등의 요소로 재도전욕을 자극하고 있었다면, 자이언트 에그는 마치 닌텐도의 액션 게임처럼 곳곳에 숨겨진 여러가지 요소들을 모으는 것으로 재도전욕을 불러 일으키고 있지요.
소닉팀의 액션 게임뿐만이 아니라, 세가의 액션 게임 전체를 통틀어도 이런 경우는 상당히 드문 예 중 하나입니다.
8. 멀티 플레이 모드도 존재
많은 게임큐브 게임들과 같이, 이 게임도 최대 4인까지의 멀티 플레이 모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서로 싸워서 마지막까지 남은 쪽이 승리한다던가, 제일 먼저 달걀을 부화시킨 사람이 승리한다던가 하는 여러가지 룰이 있어서, 간단한 접대용 게임으로도 쓸만합니다.

이것은 제한 시간 내에 상대를 쓰러뜨린 횟수를 겨루는 게임
8. 상쾌함을 방해하는 단점들
전체적으로 볼때 상당히 잘 만들어진 액션 게임인 자이언트 에그입니다만, 게임의 진행을 끊기게 하는 자잘한 단점들이 눈에 뜨입니다.
우선 주인공 빌리가 굴리는 달걀의 움직임이 재빠른 방향 전환 등에는 잘 반응하지 못한다는 점인데, 어쩌면 달걀이라는 물체가 굴러가면서 발생하는 관성력등을 생각해 볼 때 이해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만, 역시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달걀이 움직여 주지 않을때는 짜증이 나기도 하지요. 이동하던 방향의 반대방향으로 급격히 전환한다거나, 점프 후 에그 덩크를 사용했을 때는 빌리가 갑자기 달걀을 놓아버리기 때문에 조작에 혼선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점프 후 에그 덩크를 사용했을 때, 시점 문제로 인해 달걀이 떨어지는 위치가 공중에서 보고 예상하는 것과 다를 경우가 잦다는 것도 문제군요. 특히 공중에 떠 있는 링을 점프하며 건너가는 스테이지의 경우, 이러한 착오에서 발생하는 순간의 실수가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실 이것은 대부분의 3D 게임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지만, 낙하점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게임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지요.

우선은 반복 플레이가 필요
9. 마치며...
자이언트 에그의 흥행 참패는, 저로서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충분히 잘 만들어진 액션 게임이고, 닌텐도 게임에 익숙해져 있는 저연령층 게임큐브 유저들에게도 충분히 어필 가능한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어쩌면... 게임의 재미만큼이나, 어쩌면 그것보다 더 '캐릭터의 인기'라는 것이 중요시되는 요즘의 게임 시장에, '소닉만큼 유명하지 않은, 전혀 새로운 캐릭터'를 내세웠다는 것이 패인으로 이어진 것일까요?
결국 소닉팀은 이 게임의 실패로 게임큐브 독점 노선을 변경하기에 이르렀으니, 자이언트 에그는 꽤나 '비운의 게임'이기도 합니다.
※ 추천도 - 7/10
(개인적으로는 정말 만족했지만, 어딘가 부족한 구석이 있는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