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온지 이틀째 되는 날, 저는 아침 일찍 일어나 도쿄의 번화가인 긴자(銀座)로 향했습니다. 만원 지하철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긴자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 밝은 햇살이 내리쬐는 긴자의 거리를 거닐며, 미처 못 먹고 온 아침 식사를 해결하려 하는 저였지만...
...주변에 문을 연 가게가 하나도 없더군요.
일본의 가게들은 대부분 10시에 문을 여는데, 도쿄도 별 다를 것 없었습니다. '대도시라서 좀 일찍 열고 늦게 닫지 않을까...'라는 저의 생각은 보기 좋게 틀렸던 것이지요. 그래서 결국 7시 반부터 영업하는 롯데리아에 가서 햄버거를 먹었습니다. 우리 나라에도 있는 호밀빵 새우 버거 셋트를 먹었는데, 일본의 호밀빵 새우 버거에는 통새우가 많이 들어있어서 더욱 맛이 있었지요.
긴자 역 바로 옆에는 유명한 소니 빌딩이 있습니다. 쇼룸에서는 PS2 게임도 할 수 있다던데, 이 건물은 11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더군요. 소니를 위해 기다려 줄 필요는 전혀 없기 때문에(...) 그냥 지나쳤습니다.

악의 총본산(...)
도쿄에서 손에 꼽는 번화가답게, 긴자는 여러모로 스케일이 컸습니다. 도로도 넓직넓직하고, 위를 올려보고 사진을 찍어야 하는 고층 건물들이 그 자태를 뽐내고 있었지요. 단순한 사각 빌딩만이 아닌,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는 건물들도 많아 사진 찍을 맛이 났습니다.

과자로 유명한 후지야

후지야 입구에 있는 마스코트 '페코쨩' 인형

거대 G-SHOCK 시계의 압박

아사히 신문 본사
사진을 찍으며 제가 향한 곳은 긴자 애플 스토어. 이름 그대로 애플(Apple)의 Mac 컴퓨터나 음악 플레이어 iPod를 파는 곳인데요. 최고의 휴대 음악 플레이어라는 명성이 자자한 iPod를 한 번 체험해보려 들어갔습니다. 아쉽게도 내부 촬영은 금지더군요(이놈의 도쿄에는 왜 이리 내부 촬영 금지인 곳이 많아?).

거대한 사과 로고가 인상적
드디어 체험해 본 iPod는... 최고였습니다. 혁명적인 조작 체계인 클릭 휠에 감동했지요. 그 자리에서 바로 한 대 사고 싶어질 정도로 마음에 들었지만, 현재 쓰고 있는 iriver MP3 플레이어가 있기에 참기로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닛산 긴자 갤러리에 들렀습니다. 이곳에서는 현재 닛산의 주력 모델인 '푸가(FUGA)'만을 전시하고 있었는데요. 안내원에게 물어 보니 더욱 다양한 차종을 보고 싶으면 본사 갤러리로 가라고 일러 주더군요.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일본 자동차 메이커인 닛산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 푸가는

보닛을 열어 엔진까지 볼 수 있었다
푸가를 구경한 후, 저는 약 500 미터정도 떨어진 닛산 본사 갤러리로 향했습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맑은 날씨라 콧노래가 나올 정도로 기분이 좋더군요.

여기가 닛산 본사. 1층에 갤러리가 있다
닛산 본사 갤러리에는 '페어레이디(Fairlady) Z'나 '스카이라인(Skyline)' 쿠페 등, 현재 닛산이 판매하고 있는 모든 차종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희대의 명차 '스카이라인 GT-R' 같은 이미 생산이 중단된 차종은 놓여 있지 않다는게 상당히 아쉬웠지요. GT-R의 운전석에 앉아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했는데...

날렵하고 멋진 페어레이디 Z

고급 세단 프레지던트
현재 일본에서 한창 인기를 누리고 있는 차종은 미니밴인데, 물론 닛산 갤러리에도 여러 종류의 미니밴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 중 제일 특징적이었던 것은, 장애인을 위한 편의 장치가 차내에 탑재되어 있는 모델이었습니다. 소수자를 배려하는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달까요?

좌석이 회전하는 것은 물론

휠체어 수납 공간까지 마련되어 있다
닛산 본사 갤러리를 나온 후, 저는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한 장소를 찾았지요. 그곳은 바로 뮤지컬을 전문으로 공연하는 '제국극장(帝國劇場)'이었습니다. 게임 '사쿠라 대전'시리즈에서 비밀부대 '제국화격단'의 본부가 위치한 곳인 '대제국극장'이 바로 여기에서 따 온 것이지요. 제국극장 옆에는 일본 왕이 사는 '황거'가 있습니다.

이곳이 (대)제국극장

약자는 테이게키(帝劇)! 멋대로 테이게키(帝擊)라고 부르렵니다(...).

제국극장 내부. 사쿠라가 청소를 하고 있다거나 하진 않는다
제국극장에 온 기념으로 뮤지컬을 한편 보고 가려 했으나, 티켓 값이 너무 비싸더군요.-_-;; 그래서 할 수 없이 내부 사진을 조금 찍고 나오려던 중... 한 가지 떠오르는 것이 있었습니다.
"이곳의 검표원 복장은 과연 '그것'과 같은 것일까?"

이것입니다
'사쿠라 대전'시리즈(1~4까지)의 주인공인 '오오가미 이치로(大神一郞)'의 평소 직업은 검표원. 이 검표원 복장은 5의 주인공 '타이가 신지로(大河 新次郞)'에게까지 계승되어 '사쿠라 대전의 주인공 복장'이라는 위치를 확립했는데... 과연 실제 제국극장의 검표원 복장은 이것과 같은 것일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의문을 풀기 위해, 검표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한 장 찍었지요.

너무 평범한 양복이라서 실망을...
제국극장을 나온 후 바로 옆에 있는 유락쵸(有樂町)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또 다른 도쿄의 번화가인 신주쿠로 향했습니다.

유락쵸 역으로 이어지는 제국극장 내 지하 상가에서 발견한 연회석 '키타오오지(北大路)'. 사쿠라 대전 3의 등장인물 '키타오오지 하나비'는 여기서 따 왔을지도?
- 다음 회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