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인 2007년 7월 20일, 친구 '밀피'와 함께 부천 프리머스 영화관에서 오후 8시에 상영되는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PiFan) 깜짝 상영작인 '용과 같이 극장판(龍が如く 劇場版, 국내 방영 제목은 '용이 간다')'을 보고 왔습니다. 원작인 세가의 PS2용 액션 어드벤처 게임 '용과 같이'를 매우 좋아하기도 하고, 감독인 '미이케 타카시(三池 崇史)'씨의 팬이기도 해서 정말 기대했던 영화지요.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이런 특별한 기회를 제공해 준 밀피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이 영화는 19일에도 상영되었다고 하지만, 이번 상영 때는 미이케 감독님의 무대 인사와 질문 타임이 있다고 해서 일부러 이번 상영을 택했지요. 제 경우 요즘 모바일 게임 회사에서 주 5일제 풀타임 아르바이트(일본어 번역)를 하고 있기 때문에, 밤 늦게 영화를 보고(그리고 이렇게 소감을 쓰고) 와서 출근 걱정 없이 푹 잘 수 있어서 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서론은 이 정도로 접어 두고, 우선 이 영화의 첫 인상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제 기대는 영화 시작 후 30초만에 완벽하게 배신당했습니다.
좋은 방향으로.
이어지는 내용
기본적으로 원작 게임의 메인 스토리를 따라가면서도, 원작의 하드보일드함을 버리고 그 대신 감독 특유의 '밝은 블랙 개그'로 변주하여 결국 원작 게임과 완벽히 다른 주제를 얘기한다는 것이 이 영화의 제일 큰 특징입니다. 원작 게임과 관련된 개그도 일부 나옵니다만... 원작을 알아야 이해가 되는 매니악한 것은 거의 없고, '이 영화의 원작이 게임이다'라는 것만 알면 웃을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지요.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되어 버린 과도할 정도의 잔인한 표현이 이번 작품에는 전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보이지 않아서, 예전 작품보다 더욱 넓은 관객층을 수용할 수 있는 영화가 된 것도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 정식 개봉 예정은 없어 보이네요.
보통 원작이 있는 영화가 이 작품처럼 원작과 아주 따로 놀 경우, 원작 팬들의 혹독한 비난을 받는 건 마치 콜라를 마시면 트림이 나오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경우 원작 게임 팬들에게도 꽤나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원작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도 '재미있는 야쿠자 액션 코미디 영화'로서 받아들여지더군요(일본 영화 리뷰 사이트의 감상문을 참조한 의견입니다).
일반 관객에게 재미있는 영화로서 받아들여지는 것은 감독의 재능에 기인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사나이 냄새 풀풀 나는 스토리를 난데없는 개그로 바꾸어 놓아도 원작 팬들이 오히려 즐거워 하는 데는 이런 뒤집어지는 전개야말로 감독 자신이 원작 게임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기에 나오는 것이라는 걸 영화 속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영화가 끝나고 가진 감독님과의 질문 시간에 제가 드린 질문과 그에 대한 감독님의 답변을 실으며 두서없는 감상문을 끝내도록 하지요(참고로 제가 제일 먼저 질문한 사람이었습니다.^^;).
Q : "감독님의 영화 중 게임을 원작으로 한 것은 이것이 처음인데, 어째서 [용과 같이]라는 게임에 관심을 갖게 되어 영화화할 생각을 하셨습니까?"
A : "게임이란 건 기본적으로 (어린이들에게) 꿈을 파는 산업이잖아요? 하지만 이 게임은 18세 이상만 구입할 수 있는 성인용이고, 야쿠자가 주인공이지 않습니까. 게임이란 것의 상식을 부숴 버린 게임이라 생각해서 이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세가측에서도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를 부숴 주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더군요."